이슬람권 라마단 시작에 총성 멎어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이슬람권의 금식월이자 최대 축제기간인 라마단이 1일 시작되면서 내전이나 분쟁 등을 겪고 있는 일부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잇따라 총성이 멎었다.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지역에서 탈레반 소탕작전을 전개해온 파키스탄 정부는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맞아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탈레반 측도 라마단을 기념한 선의의 표시로 자신들이 생포한 파키스탄군 포로 30명 중 6명을 제비뽑기로 선발해 풀어주고 공격행위를 중단하겠다고 호응했다.

   5년 넘게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에서는 미군으로부터 안바르 주(州)의 통제권을 이양받는 행사가 라마단이 시작하는 이날 열렸다.

   2003년 개전 이후 가장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져 왔던 안바르 주의 통제권을 넘겨받게 된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폭력사태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올해의 라마단은 테러리즘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지역에서 이슬람 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필리핀 정부도 라마단 기간에 `전술적인 조정'을 거치겠다면서 사실상의 휴전에 들어갔다.

   필리핀 정부군의 알렉산더 야노 참모총장은 "우리는 반군세력인 MILF(모로이슬람해방전선)에 대한 추격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봉쇄 정책으로 생필품과 의약품 구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역 주민들을 위해 지난달 30∼31일 라파 국경통과소를 재개방하는 조치를 취했다.

   대부분의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종교지도자들이 초승달을 관측하는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해 라마단의 시작을 선포하는 것과 달리, 천문학적인 계산법을 사용하는 리비아는 하루 전인 8월 31일부터 단식월에 들어갔다.

   반면에 이란은 아직까지 초승달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라마단을 시작하지 않고 있으나 2일 중에는 라마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경찰은 라마단 때 공공장소에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 행위를 한 사람들을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경고했다.

   1천400년전 예언자 무함마드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계시받은 달을 기념하는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은 해가 떠있는 동안 금식과 금연, 금욕생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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