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이집트 의회가 여성 후보만 출마할 수 있는 선거구를 지정해 여성의 원내 진출을 보장하는 쪽으로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간 이집션 가제트가 3일 전했다.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는 의회의 경우 전체 의석 444석을 모두 남성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고 33명의 각료로 구성된 내각에서도 여성 장관 수는 고작 3명에 불과할 정도로 여성의 정치 참여도가 낮다.
이 때문에 이집트의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은 최근 여성이 최소 56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전체 선거구 중 여성만이 후보등록을 할 수 있는 선거구를 일부 지정, 여야 여성 후보들만이 56석의 의석을 놓고 경합하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국민민주당의 사프와트 알-셰리프 사무총장은 "선거법 개정안은 이집트 여성의 권한 확대를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평가했고, 야당인 민주전선당의 마그레트 아제르 의원도 "이집트의 정치 현실을 고려할 때 개정안은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남성들은 이 개정안이 남녀차별적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 의원인 맘두흐 베나위는 "남성 후보만을 위한 선거구는 왜 만들지 않느냐"며 "개정안은 남성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에 어긋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집트 의회는 앞으로 2주일 동안 이 법안을 놓고 심의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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