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이집트는 16일 서방 국가들과 핵 시설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을 향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의 대변인 술레이만 아우와드는 이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압둘라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간의 회담 소식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이란에도 핵 기술을 평화적 목적에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이 같이 밝혔다.
아우와드 대변인은 후세인 전 대통령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의혹을 부적절한 방법으로 부인하는 바람에 미국의 공습을 초래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이란이 국제사회에 핵 시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동과 걸프 지역은 이란과 서방 국가들 간의 대치 상황을 깊은 우려 속에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란은 중동 전체를 위험한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갈 수 있는 손쉬운 정당화와 변명만을 내놓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아우와드 대변인은 또 이집트가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파들 간의 새로운 평화협상을 주최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집트는 평화협상의 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내 13개 정파에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아우와드 대변인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와 서안 지역 내 각 분파들이 그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실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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