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이집트의 한 야당 의원이 정식 출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가자지구에 들어가 귀국시 군사법정에 서게 될 위기에 처했다.
1일 범 아랍권 신문인 알-쿠즈 알-아라비아 등에 따르면 이집트 노동당 소속의 마그디 후세인 의원은 지난달 23일께 `특별한 방법'으로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를 통과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후세인 의원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황폐화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의 지도자들과 만나고, 이슬람예배당(모스크)에서 무기밀수의 불가피성에 대해 설교하는 활동 등을 벌였다고 노동당의 웹사이트는 전했다.
그는 또 현지에서 만난 모로코 의회 대표단과 쿠웨이트의 왈리드 알-타바타바이 의원 일행과 합류해 가자지구를 순회하면서 전쟁피해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집트 보안 당국은 후세인 의원이 돌아오면 무단출국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거쳐 군사법정에 세울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그의 변호인 하산 알리가 dpa 통신에 전했다.
후세인 의원은 가자지구에서 최근 알-쿠즈 알-아라비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이집트로 돌아가면 큰 시련을 겪게 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의 라파 국경통과소를 거쳐서 합법적으로 가자지구를 방문하려고 3차례나 신청을 했으나 보안 당국이 번번이 허가를 내주지 않아 친구의 도움을 받아 `철책선의 구멍'을 통해 가자지구에 들어왔다고 이 신문에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신문은 후세인 의원이 이집트 국경지대의 땅굴을 통해 가자지구를 방문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보안 당국에 수시로 연행되는 수난을 겪어온 후세인 의원은 지난해 10월에도 이집트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정책에 동조하고 있는데 항의하기 위해 의약품 등 구호품을 차량에 싣고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시위를 벌이다가 다른 야당 정치인 5명과 함께 체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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