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이집트의 유명한 반전(反戰)ㆍ반이스라엘 가수인 샤반 압둘 라힘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아랍인들의 환상을 깨뜨리려는 노래를 이번주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일간 이집션가제트가 1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의 시인 이슬람 칼릴이 작사한 이 노래에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중동 지역에서 새로운 일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가수 압둘 라힘이나 칼릴은 모든 미국 대통령이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였고 오바마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바마가 아랍인들에게 해줄 게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출시를 앞둔 신작 노래에서 오바마를 미래의 영웅이나 새로운 `살라딘'으로 간주하지 말라고 아랍인들에게 당부하겠다는 것이다.
살라딘은 1187년에 십자군을 격파하고 유럽인들이 장악하고 있던 예루살렘을 탈환한 이슬람권 최고의 영웅이다.
새 노래에는 또 내년 1월 백악관을 떠나가는 부시 대통령을 `아랍세계를 파괴한 자'로 묘사하는 등 맹렬하게 비난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 노래는 `아랍인들이여, 환상을 깨라, 부시나 오바마는 당신들을 사랑하지 않아, 아랍인들이여,부시나 오바마는 당신들을 도와주지 않을 거야'라는 가사로 끝을 맺는다.
`샤볼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압둘 라힘은 1990년대에 `나는 이스라엘을 싫어해'라는 앨범을 발표해 중동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