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무장세력, 이스라엘에 로켓공격..휴전 합의 `흔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2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인 길라드 샬리트 상병의 석방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라파 국경통과소를 개방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스라엘에 전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시나이 반도 남단의 샤름 엘-셰이크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그런 입장을 밝혔다고 회담에 배석한 이스라엘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무바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샬리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라파 국경통과소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통과소는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 않은 채 가자지구에서 바깥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이집트 정부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온건파인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 휘하의 보안군을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장악한 지난해 6월 이후 라파 국경을 봉쇄했으며, 하마스는 지난 1월 라파 국경 장벽을 폭파해 국경 개방 사태를 초래했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2006년 6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포로로 잡아간 샬리트의 석방을 압박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을 담은 것이어서 이집트 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하마스는 지난 19일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샬리트의 석방 문제는 이스라엘이 구금 중인 팔레스타인인들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샬리트를 구해내지 못하고 하마스와의 휴전에 합의한 올메르트 총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날 샤름 엘-셰이크에 도착하면서 "이집트가 이스라엘 국민에 대한 테러를 막는 역할을 해 왔다"며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전략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고 메나(MENA)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이슬라믹 지하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적용하기로 한 휴전이 5일째를 맞은 24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 2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진행한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단행된 이 공격은 별다른 피해를 야기하지 못했지만 최근 성립된 휴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휴전 합의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군은 휴전 합의가 적용되지 않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요원 체포 작전을 벌여 이슬라믹 지하드 소속 요원 등 2명을 사살했다.
이런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내달부터 유럽연합(EU) 순번의장직을 맡게 되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창설을 위한 유럽 차원의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요르단강 서안의 베들레헴에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프랑스와 유럽은 중동 평화과정에 더 활발하게 참여하길 원한다"며 그 같이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친구"라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들인 만큼의 공을 팔레스타인 국가를 창설하는 일에 쏟아 붓겠다고 강조한 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루는데 이중잣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 양쪽의 수도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압바스 수반은 유럽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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