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이집트 법원이 경찰의 대학 내 상주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이집트 신문들이 26일 일제히 전했다.
일간 데일리뉴스 이집트 등에 따르면 카이로 행정법원은 25일 이집트의 명문 카이로대 교수들이 경찰의 상주가 대학의 자율을 침해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대학은 사상의 발전과 과학의 진보, 인본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곳"이라며 "이집트 헌법은 이런 기능을 수행하는 대학의 독립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따라서 경찰을 대학 내에 주둔토록 한 내무부의 관련 부령은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대학은 경찰이 빠진 치안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자체 경비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을 이끈 카이로대의 압델 갈릴 무스타파 교수는 "법원이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은 카이로대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모든 대학에 효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대 교수들은 2004년에 `3월9일 운동'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경찰을 대학 캠퍼스에서 몰아내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카이로대 초대총장이었던 로트피 엘-사예드가 1932년 정부에 의해 인문대학장이 부당 해고된 데 따른 항의의 표시로 사표를 냈던 날을 기념하는 이 모임에는 650여 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내무부는 1981년 부령을 통해 대학 내 경찰의 상주를 결정했으며, 이들 경찰은 그간 교수와 학생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개입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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