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빵 폭동' 우려 점증>

by soulkorea posted Mar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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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이집트에서 제2차 `빵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이집트에서 `식량폭동'으로도 불리는 제1차 빵 폭동은 안와르 사다트가 집권하던 1977년 1월 식료품 가격과 공공 요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빈민층이 일으킨 폭동이었다.

   당시 군 병력까지 출동해 진압한 폭동으로 최소 79명이 죽고, 1천여 명이 다쳤다.

   10일 주간지 알-우스부아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시중의 빵 값이 크게 오르자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빵 가게에 수요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갖은 불상사가 빚어지고 있다.

   카이로 남부의 헬완에서는 최근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어린이들의 싸움이 두 가문 간의 총격전으로 발전해 2명이 죽고 9명이 다쳐 치안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또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빵 가게 주인이 새치기 했다고 서로 싸우는 주민들을 말리다가 칼에 찔려 사망했고, 이스마일리야에서는 한 학교 교장이 빵 가게 앞에서 줄 서는 문제로 동네 젊은이와 다툼을 벌이다 살해됐다.

   빵 가게 종업원들이 빵을 더 팔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학생 2명을 죽인 사건도 최근 가르비야라는 지역에서 발생했고, 빵을 사기 위해 기다리다가 지쳐 죽는 노약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룩소르, 메냐, 아시유트 등지에서도 빵 구입과 관련된 이런 저런 시비가 살인사건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빵 가게에서는 시중의 약 5분의 1 가격으로 이집트인들이 주식으로 즐기는 넓적한 모양의 빵(발라디)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서민들은 질은 떨어지지만 같은 돈으로 많은 양을 살 수 있는 국영 빵 가게로 몰려들고 있으며, 국제 곡물가의 상승으로 시중의 식료품 값이 치솟으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져 2∼3시간 씩 줄을 서고도 빵을 사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또 일부 국영 빵 가게들이 보조금이 들어간 밀가루를 시중의 제과점으로 빼돌려 부당이득을 취하고 그만큼 적은 양의 빵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빵 부족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대표적 일간지인 알-아크바르 알-욤은 국영 빵 가게로 몰려드는 인파에 비유해 "네 아버지가 빵 가게 앞에서 줄 서 있다가 살해됐다. 네가 복수해야 하지만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 빵을 산 후로 복수를 미뤄야 한다. 다른 사람이 새치기 하니까"라는 요지의 대화가 있는 만평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집션 가제트 신문의 칼럼니스트인 모흐센 아리시는 "배고픈 민중들이 점점 더 참을성을 잃고, 화를 내게 되면서 빵을 사기 위해 서 있는 줄에서 피를 부르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스부아는 최근 빵과 관련된 충돌 사태에 화염병까지 등장하는 등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빵을 구하려다 숨진 사람이 13명을 넘고 부상자도 140여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7천800만 인구 중 하루 생계비로 1달러도 쓰지 못하는 극빈층이 20%를 넘고 이들이 싼 빵을 구하기 위해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점을 들어 현 사태가 방치될 경우 30년 전의 빵 폭동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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