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연합뉴스) 성일광 통신원 = 이스라엘군이 탄저균 백신 개발을 위해 자국 병사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일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신문들은 이스라엘 의학협회(IMA)가 임명한 탄저균 백신실험 조사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약 3개월에 걸친 법정공방끝에 이스라엘 대법원이 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후 전격적으로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의무부대는 지난 1990년대 초반 네스 치오나 생화학 연구소에서 자국 병사 716명을 대상으로 탄저균 백신 효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생화학자 및 의사와 법률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는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실험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실험을 승인한 결정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위는 이스라엘이 '오메르 2'로 불리는 당시 실험이 실시되기 1년 전에 이미 충분한 탄저균 백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왜 탄저균 백실 실험이 강행됐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외부 압력에 의해 실험이 강행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이미 많은 사람이 실험 사실을 알고 있을 정도로 보안유지가 실패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고집한 군당국의 방침은 문제가 있다"면서 "실험에 자원한 병사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크게 부족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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